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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모이는 곳 접근조차 거부… 감염증 공포가 바꾼 일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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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유미 작성일20-02-11 23:46 조회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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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회식 미루고 사우나·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 발길 ‘뚝’ / 바이러스 전파 우려에 이용 기피 / 소비위축 뚜렷… 자영업자 이중고 / KDI “소비개선에 악영향 가능성” / 취준생들 채용일정 연기 노심초사 / “돈도 소독 하나” 은행 점포도 한산 / 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공동성명 / “조기종식 위한 전문가 합의 도출 / 방역당국 전달 정보 믿고 따라야 / 중국 식품 배척 등 부작용이 더 커”

10일 25번째, 26번째, 27번째 환자가 방문한 경기도 시흥시의 한 병원 앞에서 의료진이 소독 및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면서 국민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악수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다중이용시설 등에는 접근 자체를 안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체 모임이나 회식도 크게 주는 등 소비 위축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웠던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강조해 봐야…”

경기 안산시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모(45)씨는 우한 폐렴으로 매출이 반토막 이상 급감해 울상이다. 이씨는 “마이크를 돌려써야 하다 보니 손님들이 거의 없다. 피크시간대인 저녁 9시 이후에도 모든 방이 텅 비다시피 한다”며 “입구에다 최대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써 붙여봐도 무용지물”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지난 주말 지인들과 호프식 노래주점을 다녀온 주모(32)씨는 “주말엔 통상 10~20분 대기하다 들어갔는데 손님이 거의 없어 바로 입장했다”며 “마이크 덮개를 사람 수에 맞춰 받아서 자기 노래 부를 땐 개인 마이크 덮개를 사용했다. 그래도 찜찜해 노래를 몇 곡 못 부르겠더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명동 유네스코길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코인노래방을 비롯해 PC방, 사우나, 헬스클럽 등은 여러 사람과 마이크나 마우스, 타월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손님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가뜩이나 힘든 경기 때문에 근근이 운영 중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9일 KDI 경제동향(2월호)에서 우한 폐렴 확산이 소비 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KDI는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5에서 104.2로 상승했으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소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 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박모(38)씨는 “헬스클럽 특성상 회원들은 3개월, 6개월, 1년 등 장기간 등록을 받기 때문에 당장 매출 피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신규 회원 가입이 떨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한 폐렴 때문에 당분간 가지 않을 테니 멤버십 중지 처리를 해달라’는 고객도 꽤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앞에서 PC방 아르바이트하는 이모(23)씨는 “방학기간 주요 고객인 중고등학생들도 거의 오지 않아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키즈카페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차원으로 임시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채용에도 영향 있을까 두렵다”

카페에서 공부한다고 해서 이른바 ‘카공족’이라 불리는 취업준비생들도 카페보다는 집에서 공부한다는 분위기다. 취업준비생 조모(28)씨는 “넓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게 답답하지 않고 부모님 눈치도 덜 보여 매일 카페를 이용했는데, 많은 사람이 드나들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서 공부한다. 커피는 테이크아웃한다”고 귀띔했다.

취준생들은 본격적인 상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영향을 받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업들이 우한 폐렴 우려로 시험이나 면접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다. 조씨는 “우한 폐렴 때문에 공채 일정이 밀리면 계획 자체가 다 어그러지기 때문에 기업의 공지를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고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의 한 토익 고사장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상반기 74개 공공기관에서 1만140명 규모의 채용 일정이 예고돼 있다. 당장 3월부터는 한국전력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의 채용 일정이 시작된다. 그러나 채용 일정을 시작한 기업 중에도 일정을 돌연 변경한 경우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일 예정이던 신입사원 합동교육을 연기했다.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지난 9일로 예정된 6급 신입행원 필기시험을 23일로 연기했다. NS홈쇼핑은 서류 합격자 발표 자체를 미뤘다.

채용 과정에 필요한 토익 등 어학자격 능력 시험의 일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치러진 토익시험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연기 신청을 받았고, 지난 8일 치러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경우 수험생들에게 ‘응시 자제’를 권고했다.
1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영업점은 기다리는 고객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원 기자
◆“돈도 소독하나요?” 한산해진 은행 풍경

우한 폐렴 감염 우려는 은행의 점포 영업 풍경도 바꿔 놓았다. 감염 걱정이 확산하면서 ‘돈도 소독하느냐’라는 문의까지 들어올 정도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돈을 소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빨라진 설 연휴(1월24∼27일) 이후 영업점 방문 고객이 감소하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의 내점 고객 수는 확진자가 4명뿐이던 지난달 28일 29만4805명이었지만, 확진자가 19명으로 늘어난 이달 5일에는 17만2804명으로 41.4%나 급감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직원은 “내점 고객은 줄었지만 업무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상담하다 보면 평소보다 목소리를 더 키워야 해서 피로도가 몇 배는 되는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유동 인구가 많은 명동 인근 영업 점포의 한 직원은 “대출 등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고객을 제외하고는 단순 업무 내점 고객이 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불안·효과 없는 과잉대응 조장 안돼”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고 이성적인 시민들의 협력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보건분야 학술단체인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성명서를 내고 “우려가 커지면서 불필요한 과잉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비상대응체계가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과도한 불안 조장이나 근거가 부족한 ‘백가쟁명’식 해법이 현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다.

이들은 “감염증 유행의 조기 종식을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는 이미 전문가들의 합의가 도출돼 있다”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공식 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정보를 믿고 따라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온라인과 뉴미디어에는 검증되지 않는 자극적 정보가 범람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대응역량을 분산시킴으로써 유행 확산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거나 효과 없는 과잉대응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인근 학교, 상점이 문을 닫는 건 공중보건 측면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오히려 공포와 낙인 때문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소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기 방역에 실패해 걷잡을 수 없이 지역사회로 퍼져나간 중국을 제외하면 여타 국가들에서 확진사례 발생은 여전히 많지 않다”며 “중국에서도 우한,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 치명률은 0.16%로, 사스 9.6%, 메르스 34.4%에 비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1
또 학회는 “비전문가들의 백가쟁명식 해결책에 현혹돼서도 안 된다”며 “비누로 손씻기, 기침예절, 발열, 기침 환자의 마스크 착용, 신속한 선별진료소 방문, 해외여행력의 정직한 공개가 현재까지 검증된 예방수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입국 제한에 있어서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중국산 수입식품 배척 등은 아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더 크다”고 했다.

이들은 “환자와 접촉자 등에 대한 낙인은 타인의 존엄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오히려 신속한 진단과 환자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피해야 할 행동”이라며 “감염병 방역활동의 성패는 배제와 차별이 아니라 포용과 인권보호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동안 감염병 유행에서 얻은 보건학적 교훈”이라고도 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우한 폐렴 대책 태스크포스가 주최한 ‘우한 폐렴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전문가 초청 긴급 토론회’에서도 ‘한국사회의 과도한 불안’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초기치료를 받지 못해서 중증으로 이행된 이후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와 우리나라는 확연히 다르다”며 “처음부터 적절한 격리와 임상적 치료가 제공된다고 가정할 때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과도한 불안감은 안 가져도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 교수는 “우리나라 현재 방역상황은 해외 유입 환자를 막음으로써 국내 환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고위험군인 중국인 유입을 더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남정훈·권구성·김승환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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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tary signs in Moscow

An electronic panel displays a dollar currency symbol in front of an exchange office in Moscow, Russia, 11 February 2020. EPA/MAXIM SHIPEN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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